엄년식 (주)유바이오메드 대표. 엄 대표는 지난 2010년에 지문과 혈액을 동시에 채취해서 개인 인증을 하는 기술로 특허를 냈다.
이 기술은 올해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첫 장면에 그대로 적용돼 지역에서 화제가 됐다.
“어, 저건 우리가 개발한 기술인데?”
얼마 전, 엄년식(47) (주)유바이오메드 대표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주인공 에단 헌트(톰크루즈 분)가 지령을 받는 과정에서 지문과 혈액을 동시에 채취하여 본인인증을 하자 미션 전달 장치가 미션을 전달한 후 자동 소각되는 장면이 나왔다. 영화적 상상력으로 만든 장면이었겠지만, 사실 이 기술은 엄 대표가 2010년 3월에 ‘지문인식 기능을 갖는 혈액검사 장치 및 이를 이용한 원격진료 및 혈액정보관리 시스템’이란 타이틀로 특허까지 낸 시스템이다. 김윤년(계명대 동산의료원 교수), 강신원(경북대 전자과 교수), 엄년식(유바이오메드 대표) 세 사람이 발명인으로 등록되어있다.
발명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김윤년 교수였다. 원격진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던 그 즈음, 김 교수는 “원격의료를 할 때 제일 우려되는 부분이 환자 바꿔치기다. 환자확인(identification)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고, 엄 대표는 “지문과 혈액을 동시에 채취해서 개인인증을 하는 기술을 개발하자”는 의견을 냈다.
지문인식 혈액검사 장치는 지문인식부와 채혈부, 제어부로 구성되어 있다. 작동 원리는 손가락에서 지문을 인식과 채혈을 동시에 진행해서 혈액 성분을 데이터로 저장한 후 본인 인증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환자가 바뀌거나 바꿔치기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어렵게 개발한 기술은 특허만 내놓고 까맣게 잊고 지냈다. 원격진료가 시들해진 까닭이었다.
“영화 첫 장면을 보는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영화내용은 기억도 나지 않고 어떻게 내 특허가 영화에 나오게 되었는지, 영화를 보는 내내 특허생각만 했습니다.”
변리사측에 궁금증을 문의했다. ‘영화사측에서 특허를 실시한 것은 아니어서 특허침해는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다른 곳에서 반응이 올라오기도 했다. 엄 대표는 “영화의 영향인지 얼마 전 기술보증기금 인천중앙지점에서 ‘특허를 팔라’는 요청이 왔다”고 밝혔다.
유바이오메드는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에 입주해있다. 태피톡톡로 화장품 및 약물을 피부에 무통증으로 직접 전달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약물전달(Drug Delivery System, DDS)과 피부자극(Micor Needle Therapy System, MTS)을 동시에 하는 기구를 개발, 원천특허를 따내기도 했다.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하는 의료기기와 기능성화장품(리제네프, REGENAF) 전문 제조 회사다. 미국과 유럽, 러시아, 중국, 말레이시아, 일본 등에 자사브랜드 리제네프(REGENAF) 외 제조자설계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관련특허출원 및 등록을 100건 넘게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FDA, 유럽 의료용 CE, ISO13485, 및 러시아, 중국, 대만 등 다수의 인증서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과 공동지분으로 퓨어바이오(PureBio)라는 연구소 기업을 만들어 천연 한방 발효 화장품 및 애완시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엄 대표는 “지난 6월 중국과 1백만 불 계약을 성사시켜 중국 총판 영업을 하고 있고, 유럽수출이 늘면서 9월 중순에 벨기에 회사에서 유럽총판을 협의하려고 한국으로 오기로 했다”면서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에 독점권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강은주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출처] 한국일보 ㅣ 네이버뉴스 http://naver.me/xHCHjF1q